일본 아마(海女) — 2천 년을 이어온 여성 잠수 전통

2026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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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바다에서 잠수하는 여성 다이버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일본 이세시마 해안에서 이어져 온 아마의 맨몸 잠수 전통 · 대표 이미지 · Photo via Pexels

결론부터. 일본 아마(海女)는 스쿠버 장비 없이 수심 최대 25m까지 맨몸으로 내려가 전복·소라·해초를 채취하는 여성 잠수어업인입니다. 이 전통은 2,000년 이상—일부 고고학적 증거는 3,000년 전까지 소급—이어져 왔으며, 이세시마(伊勢志摩) 반도의 미에현(三重縣)을 중심으로 꽃피웠습니다. 1893년 기업가 미키모토 고키치(御木本幸吉)가 세계 최초의 양식 진주를 개발할 때 아마는 결정적 동반자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아마의 수는 전후 최성기 1만 7,000명에서 1,200명 안팎으로 급감했고, 평균 연령은 60세를 넘겼습니다. 이웃 나라 제주 해녀가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과 달리, 일본 아마는 아직 국제 무대의 공식 인정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숨을 참고 수면 아래로 사라지는 순간, 파도 소리가 끊기고 오직 심장 박동만 들립니다. 수십 초 후 수면으로 돌아온 아마는 독특한 호흡법 이소부에(磯笛, 갯바위 피리)—CO₂를 내쏘며 내는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로 폐를 비우고 다음 잠수를 준비합니다. 이 리듬이 2,000년 넘게 이세시마의 해안선을 채워 왔습니다. 이 글은 아마가 어디서 왔고, 무엇을 지켜 왔으며, 왜 지금 위기에 처했는지를 살핍니다.

아마란 누구인가 — 바다의 여성

 — via Wikimedia Commons
전통 흰 무명 복장의 아마는 상서로운 색과 수중 자기 방어 기능을 함께 담아 바다에 들어갔다 · Wikimedia Commons · Fg2 (Public domain)

아마(海女)는 한자 그대로 ‘바다 여성’입니다. 스쿠버나 공기 공급 장치 없이 오직 맨몸과 숨으로 바다 밑에 내려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성 프리다이버이지요. 남성 잠수어업인은 아마오(海男)라 부르지만 역사적으로 이 직업은 압도적으로 여성의 몫이었습니다. 여성의 신체—피하 지방이 남성보다 두터워 차가운 바닷속에서 체온을 더 잘 유지한다는 점—가 이 혹독한 노동에 유리하다는 해석이 오래 전부터 전해집니다. 아마는 주로 집안 대대로 이어지는 세습 직업으로, 어머니가 딸에게 잠수 기술과 지역 바다 생태를 직접 전수했습니다.

전통 복장도 독특합니다. 역사적으로 아마는 흰색 무명 상의와 하의만 걸쳤는데, 흰색은 상서로운 색으로 여겨졌을 뿐 아니라 수중에서 몸집을 더 크게 보이게 해 상어를 쫓는 효과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머리에는 두건을 써서 해파리나 차가운 물로부터 머리를 보호했습니다. 1950년대 이후 고무 잠수복이 보급되면서 오늘날 대부분의 아마는 웨트슈트를 착용하지만, 전통 복장 시연은 여전히 미키모토 진주섬 등 관광지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00년의 역사 — 문헌과 고고학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미에현 시라하마 유적에서 발굴된 전복 껍데기는 3,000년 전부터 이어진 잠수 어업의 증거다

아마에 관한 가장 오래된 문헌 기록은 기원전 3세기 중국 역사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본에서는 8세기 만요슈(万葉集)에 아마가 등장하고, 이후 헤이안 시대 문학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립니다. 고고학적 증거는 이보다 더 이릅니다. 미에현 도바시 시라하마 유적에서 발견된 전복 껍데기와 어로 도구는 3,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이 지역 해안에서 지속적인 잠수 어업이 행해졌음을 시사합니다. 이처럼 아마의 전통은 일본 국가 형성 이전부터 이어져 온 살아있는 기억입니다.

아마의 활동 범위는 미에현에서 가장 밀집하지만, 이시카와현 노토(能登) 반도부터 규슈 남단, 심지어 역사적으로 한반도 해안까지 이어지는 광범위한 분포를 보였습니다. 계절적으로는 여름철(통상 5~9월)에 집중적으로 잠수하고 겨울에는 해산물 가공이나 농업으로 생계를 보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어획량 제한, 어장 윤번제 등 자율적인 지속가능 어업 규범은 아마 공동체 내에서 수백 년에 걸쳐 자생적으로 형성됐습니다.

미키모토 진주와 아마의 만남

1893년 미키모토가 세계 최초의 양식 진주를 수확할 때, 아마의 깊은 바다 지식이 핵심 동반자였다

양식 진주의 탄생

이세시마에서 아마 전통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이 미키모토 고키치(御木本幸吉, 1858~1954)입니다. 도바 출신의 국수 장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아고만(英虞湾) 어귀에서 굴 양식을 시작했다가, 1893년 7월 마침내 세계 최초의 양식 반형 진주를 수확했습니다. 이후 1905년에는 완전한 구형 양식 진주를 완성해 ‘진주왕(Pearl King)’이라는 칭호를 얻었습니다. 당시 천연 진주를 채취하던 아마는 미키모토의 굴 양식장을 관리하고 진주 굴을 세심하게 다루는 작업에 투입됐습니다. 잠수 기술과 바다 생태에 대한 아마의 깊은 이해가 양식 기술의 실용화를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미키모토 진주섬과 아마의 공존

오늘날 도바시 앞바다의 미키모토 진주섬(ミキモト真珠島)은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관광지입니다. 이곳에서 아마는 여전히 하루 수 차례 전통 복장으로 시연 잠수를 합니다. 수심 몇 미터의 바닷속에서 전복과 소라를 건져 올리는 이 시연은 관광 콘텐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억 보존의 형식이기도 합니다. 미키모토가 진주 산업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덕분에 이세시마는 아마 문화의 상징적 성지로 자리 잡았고, 양식 진주와 아마 잠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미지로 묶였습니다.

진주 산업의 그림자

그러나 미키모토 진주가 아마에게 준 것이 번영만은 아니었습니다. 양식 진주의 대량 생산으로 천연 진주 채취의 경제적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일부 아마는 어획물 판매만으로 생계를 꾸리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전복의 경우 미에현 전체 어획량이 1966년 752톤에서 2014년 62톤으로 급감했는데, 이는 기후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 남획, 해양 오염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경제적 불안정은 젊은 세대가 아마 직업을 기피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됐습니다.

수치로 보는 아마의 현재

항목수치·내용출처
전통 시작2,000년 이상 (고고학 증거는 약 3,000년 전까지)Virtuoso Travel / 도바시 시라하마 유적
최대 잠수 수심후나도(배 잠수) 최대 25m, 오요기도(수영 잠수) 15m 전후Wikipedia Ama (diving)
1회 잠수 호흡 정지통상 30초~1분 (숙련자 최대 3분)Uw360.asia / Abysse
최성기 아마 인구약 17,000명 (1950년대)Nautilus / SCMP
현재 아마 인구약 1,200명 내외 (이세시마 약 514명, 2023년 기준)Kanpai-Japan / Sakuraco
미에현 전복 어획량752톤(1966) → 62톤(2014) — 약 92% 급감Zenbird / SCMP

제주 해녀와의 비교 — 닮은 듯 다른 두 전통

바다에서 함께 호흡을 고르는 두 여성 프리다이버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제주 해녀와 일본 아마는 장비·기술·숨 고르기 소리까지 닮았지만 국제 인정 면에서 아직 다른 자리에 있다

아마를 이야기할 때 제주 해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두 전통은 표면적으로 매우 비슷합니다. 스쿠버 없이 맨몸으로 잠수하고, 전복·소라·해초를 채취하며, 수면에서 특유의 숨 고르기 소리(해녀의 ‘숨비 소리’, 아마의 ‘이소부에’)를 냅니다. 장비 역시 오늘날 둘 다 웨트슈트와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두 전통이 공유하는 기원에 대해 연구자들은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받은 동아시아 연안 해역에서 독자적으로 혹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차이는 국제 인정에서 뚜렷이 갈립니다. 한국 제주 해녀 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이 등재는 해녀를 단순한 어업 종사자가 아니라 공동체 문화와 여성 역할의 상징으로 재정의하는 계기가 됐고, 관광 수요와 사회적 관심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반면 일본 아마는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재이자 일본 유산으로 지정돼 있지만, 유네스코 국제 등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2012년에는 한·일 공동 등재를 논의하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국제 인지도의 격차는 보존 예산과 관광 수요 면에서 실질적인 차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쇠퇴하는 전통 — 아마가 사라지고 있다

고령의 여성 다이버가 바다에서 활동하는 노을 빛 장면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현재 아마의 평균 연령은 60세를 넘었으며 전후 최성기 1만 7,000명에서 1,200명 안팎으로 급감했다

위기는 복합적입니다. 수온 상승으로 전복과 소라 서식지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산호 백화, 해조류 감소로도 이어져 아마가 수확할 수 있는 어종의 다양성 자체를 줄이고 있습니다. 동시에 일본 사회의 도시화·고령화가 아마 공동체를 직격했습니다. 젊은 여성들은 안정적인 도시 직업을 선택하고, 아마 마을은 노인만 남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아마의 평균 연령은 60세를 훌쩍 넘었으며, 80대에도 현역을 이어가는 분들이 있는 반면 20~30대 진입자는 손에 꼽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반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세시마의 아마 공동체는 체험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외지 방문객에게 잠수 시연과 식사를 제공합니다. 일부 젊은 여성이 “아마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갖고 이주해 수련을 시작하는 사례도 생겨났습니다. 미에현은 아마 문화를 지역 브랜드로 적극 활용하고, 2016년 G7 이세시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제적 인지도도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구조적 쇠퇴를 역전시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오올블루의 시선 — 숨 한 번으로 전하는 2,000년

오올블루는 다이빙을 기록과 탐험의 여정으로 봅니다. 아마의 이소부에를 처음 들었을 때, 저는 그 소리가 단순한 호흡 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2,000년의 기억이 몸을 통해 전달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스쿠버 다이버인 우리는 BCR과 레귤레이터, GPS 컴퓨터를 달고 바다에 들어갑니다. 아마는 맨몸과 숨 하나로 같은 바다를 누볐습니다. 그 단순함 안에 담긴 깊은 지혜—어장을 쉬게 하고, 어획량을 스스로 제한하고, 바다를 착취하지 않고 공생하는 방식—는 현대 해양 보존이 배워야 할 교과서입니다.

아마 문화가 사라진다면, 사라지는 것은 잠수 기술만이 아닙니다. 수천 년에 걸쳐 쌓인 특정 해역의 생태 지식, 계절별 어종 변화의 감각, 바다와 인간이 지속가능하게 공존하는 구체적 방법들이 함께 소멸합니다. 다이버로서, 그리고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아마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아마 잠수를 직접 체험하거나 볼 수 있는 곳이 있나요?

미에현 도바시(鳥羽市)의 미키모토 진주섬에서 하루 여러 차례 아마 시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세시마 지역의 일부 아마 공동체는 관광객과 함께하는 잠수 체험 및 해산물 식사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이세시마 국립공원 내 아고만 일대가 가장 접근성이 좋습니다.

아마는 왜 대부분 여성인가요?

전통적으로 여성의 피하 지방이 남성보다 두꺼워 차가운 바닷물에서 체온 손실이 적다는 신체적 이유가 꼽힙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남성은 배 조종과 해산물 운반을 담당하고 여성이 잠수를 전담하는 성별 분업이 이 지역 어업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남성 잠수어업인(아마오)도 존재하며, 한국 제주에서는 남성 해남도 활동했습니다.

한국 해녀와 일본 아마는 기원이 같은가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학자들은 쿠로시오 난류 영향권의 동아시아 연안에서 유사한 잠수 어업이 독자적으로 혹은 서로 교류하며 발전했을 것으로 봅니다. 두 전통은 장비·기술·문화적 관행에서 높은 유사성을 보이면서도, 각각 독자적인 공동체 규범과 의례를 갖고 있습니다. 2012년 한·일 공동 유네스코 등재 논의가 있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2016년 한국 해녀만 단독으로 등재됐습니다.

아마의 전통이 완전히 사라지면 무엇이 잃어지나요?

잠수 기술 이상의 것이 사라집니다. 수천 년에 걸쳐 특정 해역의 생태 변화를 관찰하고 축적한 전통 생태 지식(Traditional Ecological Knowledge), 어장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하는 자율 규범, 그리고 인간이 바다와 공생하는 방식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가 함께 사라집니다. 이런 지식은 현대 해양 과학에도 보완적 가치가 있어 보존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바다의 기억을 함께 잇는 여정

오올블루는 다이빙을 탐험이자 기억의 방식으로 봅니다. 당신의 다음 수중 이야기를 함께 시작하세요.

참고 자료

  • Virtuoso Travel. Meet the Japanese Ama Divers Keeping a 3,000-Year Tradition Alive. virtuoso.com
  • Nautilus. The Plight of Japan’s Ama Divers. nautil.us
  • Kanpai Japan. Ama Divers in Japan — The Tradition of the Women of the Sea. kanpai-japan.com
  • Zenbird. Japan’s Amazing Ama Divers and Modern Issues They Face. zenbird.media
  • South China Morning Post. Japan’s Ama Divers Struggle to Stay Afloat as Rising Sea Temperatures Erode Incomes. scmp.com
  • Princeton Historical Review. A Deep Dive: Haenyeo of South Korea and Ama Divers of Japan (Winter 2025). history.princeton.edu
  • Wikipedia. Ama (diving). en.wikipedia.org
  • Sakuraco. Pearl Divers: Exploring the Fascinating World of Ama. sakura.co

※ 본 글은 정보·교양 목적의 콘텐츠이며, 실제 프리다이빙·잠수 활동은 반드시 해당 지역의 법규와 자격 요건을 따르고 전문 강사의 안내 아래 진행해야 합니다. 아마 어업권은 지역 어업 협동조합에 귀속되며, 무단 채취나 문화유산 훼손은 금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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