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이빙의 역사 — 인간은 숨 참고 얼마나 깊이 가나

2026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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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수면 위를 바라보며 잠수 중인 프리다이버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숨 한 번으로 깊은 바다를 향하는 프리다이버 · 대표 이미지 · Photo via Pexels

결론부터. 프리다이빙은 장비 없이 숨 한 번으로 깊은 바다를 향하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수중 행위입니다. 1976년 자크 마욜이 최초로 수심 100m를 돌파했고, 이탈리아의 엔조 마이오르카와의 20년 라이벌 관계는 영화 그랑블루의 모델이 됐습니다. 오늘날 No Limits 종목 역사적 최고 기록은 214m(Herbert Nitsch, 2007)이며, AIDA 공인 현행 종목 중 남자 CWT(상수체중) 기록은 알렉세이 몰차노프의 136m(2023)입니다. 인간의 몸은 수압 앞에서 심박수를 절반 이하로 낮추고 혈액을 폐로 집중시키는 ‘잠수반응’로 스스로를 지킵니다. 인간이 왜 물속에서 이렇게까지 갈 수 있는지—그 역사와 생리학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숨을 참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행위는 인류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진주와 산호를 캐던 해녀들, 지중해의 스펀지 채취 잠수부들, 물고기를 손으로 잡던 태평양 섬주민들 모두 장비 없이 깊은 바다와 대화했습니다. 20세기 중반, 그 고대의 기술이 경쟁이 되고 과학이 됐으며, 한 편의 영화가 되었습니다. 프리다이빙의 역사는 인간이 자신의 한계라고 믿었던 선을 계속 다시 그어온 이야기입니다.

프리다이빙이란 무엇인가 — 장비 없이 깊이

파란 바다 속 깊이 하강하는 프리다이버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장비 없이 숨 한 번으로 깊은 바다로 향하는 프리다이빙은 인류에서 가장 오래된 수중 행위다

프리다이빙(Freediving, 혹은 Apnea)은 수중 호흡 장치 없이 단 한 번의 숨으로 잠수하는 기술입니다. 오픈워터 스쿠버와 달리 공기통도, 레귤레이터도 없습니다. 있는 것은 훈련된 폐와, 물속에 들어설 때 인체가 자동으로 발동하는 일련의 생리적 반응뿐입니다. 현대 경쟁 프리다이빙은 국제 단체 AIDA(Association Internationale pour le Développement de l’Apnée)가 1994년 설립되면서 종목과 규칙을 표준화했습니다. 대표 종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CWT(Constant Weight, 상수체중) — 핀을 쓰되 추가 중량 없이 오가며, 현재 가장 권위 있는 경쟁 종목
  • FIM(Free Immersion) — 핀 없이 밧줄을 잡고 오르내림
  • No Limits(무제한) — 웨이티드 슬레드로 내려가고 부력 풍선으로 올라옴. 가장 깊은 기록이 나오지만 AIDA는 2015년 이후 공인을 중단함

마이오르카와 마욜 — 두 남자의 20년 라이벌

자크 마욜 — via Wikimedia Commons
자크 마욜은 1976년 수심 100m를 인류 최초로 돌파하며 프리다이빙 역사를 새로 썼다 · Wikimedia Commons · Razeurmamba (CC BY-SA 4.0)

현대 프리다이빙 경쟁의 역사는 사실상 두 사람의 이름으로 시작됩니다. 시칠리아 출신의 이탈리아인 엔조 마이오르카(Enzo Maiorca, 1931~2016)와 프랑스인 자크 마욜(Jacques Mayol, 1927~2001)입니다.

마이오르카는 1960년 수심 45m를 달성하며 당시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후 그는 점점 더 깊이 내려가 수심 50m 이하를 최초로 통과한 프리다이버가 됐습니다. 반면 마욜은 과학적 접근과 요가·명상을 결합한 독특한 훈련 방식으로 당대 생리학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당시 의학계는 인간이 수심 50m 이하에서 흉강이 압착돼 생존할 수 없다고 믿었는데, 마욜은 몸이 그 압력에 적응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실증했습니다.

두 사람의 경쟁은 20년 이상 계속됐습니다. 마욜은 1966년부터 1983년 사이 No Limits 종목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여덟 차례 가져갔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1976년 11월 3일이었습니다. 당시 49세였던 마욜은 No Limits 종목에서 수심 100m를 인류 최초로 돌파했습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1988년, 마이오르카도 마침내 101m에 도달하며 경쟁적 커리어를 마감했습니다. 같은 해 뤽 베송 감독이 두 사람의 우정과 라이벌 관계를 모델로 만든 영화 그랑블루(Le Grand Bleu)가 개봉했고, 전 세계에 프리다이빙 열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기록의 확장 — 펠리자리와 No Limits의 극한

수심을 향해 하강하는 다이버의 실루엣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펠리자리는 16회 세계 기록을 경신하며 1990년대 No Limits 프리다이빙의 한계를 계속 밀어붙였다

움베르토 펠리자리 — 16번의 도전, 16번의 기록

1980~90년대를 지배한 이름은 이탈리아인 움베르토 펠리자리(Umberto Pelizzari, 1965~ )입니다. 그는 경쟁 커리어 동안 16번의 세계 기록 시도에서 16번 모두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1999년 10월 24일, 이탈리아 산타 마르게리타 리구레에서 No Limits 종목으로 수심 150m를 달성했고(2분 57초), 2001년 은퇴할 당시 CWT·Variable Weight·No Limits 세 종목 세계 기록을 동시에 보유했습니다. 그는 AIDA 창립 멤버 중 한 명이기도 하며, 이후 Apnea Academy를 설립해 프리다이빙 교육 체계화에도 기여했습니다.

No Limits의 끝 — Herbert Nitsch, 214m

2007년 6월 14일, 오스트리아인 Herbert Nitsch는 그리스 스페체스(Spetses)에서 No Limits 웨이티드 슬레드를 타고 수심 214m(702피트)에 도달했습니다. 강철 슬레드가 초당 3.1m 속도로 내려가 214m에 닿기까지 74초, 풍선으로 60m까지 올라오기까지 54초가 걸렸습니다. 총 잠수 시간은 4분 24초 이상이었습니다. 이 기록은 현재까지 AIDA가 공인한 No Limits 역대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AIDA는 2015년 이후 No Limits 종목 공인을 공식 중단했습니다. 기록 경쟁 중 사고가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의 로익 르페름(Loïc Leferme)이 2007년 4월 No Limits 훈련 중 사망한 것이 결정타였습니다.

현대의 기준 — AIDA 공인 CWT 기록

오늘날 주류 경쟁 프리다이빙에서 가장 권위 있는 종목은 CWT(상수체중, 핀 착용)입니다. 나탈리아 몰차노바(Natalia Molchanova)의 아들인 러시아인 알렉세이 몰차노프(Alexey Molchanov)는 2023년 9월 사이프러스 리마솔에서 수심 136m를 달성, 현재 남자 CWT 세계 기록 보유자입니다. 여자 CWT 기록은 이탈리아의 알레시아 체키니(Alessia Zecchini)가 보유한 123m입니다. Free Immersion 종목에서는 2025년 5월 크로아티아의 페타르 클로바르(Petar Klovar)가 137m로 새 기록을 세웠습니다.

수치로 보는 프리다이빙 역사

항목수치·내용출처
자크 마욜, No Limits 100m 돌파1976년 11월 3일, 당시 나이 49세 · 인류 최초 100mWikipedia / Blue Explorer Magazine
움베르토 펠리자리, No Limits 150m1999년 10월 24일, 이탈리아 산타 마르게리타 리구레 · 2분 57초DeeperBlue / Wikipedia
Herbert Nitsch, No Limits 214m (AIDA 역대 최고)2007년 6월 14일, 그리스 스페체스 · 슬레드 최고 하강속도 3.1m/s · 잠수 4분 24초 이상Guinness World Records / AIDA
알렉세이 몰차노프, CWT 136m (현 기록)2023년 9월 29일, 사이프러스 리마솔 · AIDA 공인DeeperBlue / Guinness World Records
AIDA 설립1994년 · 펠리자리 포함 초기 창립 멤버가 종목·규칙 표준화AIDA International / DeeperBlue
No Limits AIDA 공인 중단2015년 · 잇따른 훈련·대회 중 사망 사고로 공인 종료AIDA / freedivingbase.com

잠수반응 — 왜 인간은 이렇게 깊이 갈 수 있나

수중에서 중성부력으로 정지한 다이버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물에 얼굴을 담그는 순간 인체는 서맥과 말초혈관수축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잠수반응를 발동한다

프리다이빙의 극한 기록 이면에는 인간 생리학의 놀라운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잠수반응(Mammalian Diving Reflex)입니다. 얼굴이 차가운 물에 닿는 순간 인체는 자동으로 일련의 반응을 시작합니다.

  • 서맥(Bradycardia) — 심박수가 급격히 감소합니다. 훈련된 프리다이버는 수심이 깊어질수록 분당 심박수가 30회 아래로 내려가기도 합니다.
  • 말초 혈관 수축 — 팔다리 혈관이 조여들고, 혈액이 심장·폐·뇌 등 핵심 장기에 집중됩니다.
  • 혈액 이동(Blood Shift) — 수심이 깊어지면 혈액 일부가 폐로 이동해 수압으로 인한 폐 압착을 완충합니다. 이 메커니즘 덕분에 인간은 이론적 ‘압착 수심’을 훨씬 넘어서 살아 돌아올 수 있습니다.

잠수반응의 서술은 1786년 에든버러 의사 에드먼드 굿윈(Edmund Goodwyn)의 논문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과학계에 본격 알려진 것은 1870년 폴 베르트(Paul Bert)의 연구부터입니다. 인간에게 이 반사가 실증적으로 연구된 것은 1950년대 이후 이탈리아 프리다이버들의 협조를 받은 연구들, 특히 1962년 올슨(Olsen)의 연구부터였습니다. 그리고 자크 마욜 자신이 과학자들과 협력해 자신의 잠수 중 심전도를 기록하게 하며 인간 잠수반응 연구에 직접 기여했습니다. 그가 100m를 넘었을 때 많은 의사들이 그를 살아 올라오지 못할 것이라 예측했지만, 인체는 그보다 훨씬 유연했습니다.

오올블루의 시선 — 숨 한 번이 닿는 곳까지

오올블루는 다이빙을 기록과 탐험의 여정으로 봅니다. 프리다이빙의 역사는 특히 그 여정에서 가장 순수한 형태입니다. 기계도, 공기통도, 복잡한 장비도 없이 오직 몸과 물과 숨만으로 100m, 150m, 200m를 향해 나아간 사람들. 마이오르카와 마욜의 라이벌 관계는 서로가 서로의 한계를 밀어붙이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보여줬습니다. 우리가 스쿠버 장비를 차고 바다에 들어갈 때, 그 장비가 없이도 수십 미터를 내려간 인간들이 먼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깊이는 숫자가 아니라 태도입니다. 얼마나 조용히, 얼마나 온전히 바다와 하나가 될 수 있느냐—그것이 프리다이빙이 오올블루에게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프리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은 어떻게 다른가요?

스쿠버다이빙은 공기통과 레귤레이터로 수중에서 계속 호흡하는 방식입니다. 프리다이빙은 수면에서 한 번 호흡한 뒤 그 숨을 참고 잠수합니다. 장비가 간소한 대신 훈련·심리·호흡 조절이 핵심이며, 깊이와 시간 모두 훈련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자크 마욜은 어떤 사람인가요?

프랑스 태생의 자크 마욜(1927~2001)은 1976년 No Limits 종목에서 수심 100m를 최초로 돌파한 프리다이버입니다. 과학적 호흡법·요가·명상을 다이빙에 접목한 선구자이며, 영화 그랑블루(1988)의 주인공 모델 중 하나입니다. 말년에는 해양 보호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No Limits 왜 AIDA 공인이 중단됐나요?

No Limits는 웨이티드 슬레드와 부력 풍선을 사용해 극단적 수심까지 가능하지만, 장비 결함 시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여러 차례의 사망 사고—특히 2007년 로익 르페름의 훈련 중 사망—이후 AIDA는 2015년 이 종목의 공인을 종료했습니다. 현재 공인 경쟁 종목에서 가장 깊은 것은 CWT입니다.

잠수반응는 누구에게나 있나요?

네, 잠수반응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포유류에 내재된 반사입니다. 차가운 물에 얼굴을 담그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심박수 저하와 말초 혈관 수축을 경험합니다. 다만 훈련된 프리다이버는 이 반사를 훨씬 더 깊게, 더 오래 활성화하도록 신체를 적응시킵니다. 초보자도 안전한 환경에서 기초 훈련을 통해 이 메커니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바다의 역사를 기록하는 여정

오올블루는 다이빙을 탐험이자 기억의 방식으로 봅니다. 당신의 다음 수중 이야기를 함께 시작하세요.

참고 자료

※ 본 글은 정보·교양 목적의 콘텐츠이며, 실제 프리다이빙은 반드시 자격 있는 강사의 지도와 전문 교육기관의 커리큘럼 아래 진행해야 합니다. 혼자 또는 비전문가와의 무감독 브레스홀딩·잠수는 블랙아웃(의식 소실) 위험이 있으며, 안전한 버디 시스템 없이는 절대 시도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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