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사진의 역사 — 바다를 처음 카메라에 담은 사람들

2026년 10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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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수중 카메라를 들고 산호초를 촬영하는 다이버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인류가 처음 바닷속을 카메라에 담은 지 130년이 지났다 · 대표 이미지 · Photo via Pexels

결론부터. 인류가 처음 수중 사진을 찍은 것은 1893년입니다. 프랑스 생물학자 루이 부탕이 지중해 해안에서 직접 제작한 방수 하우징과 마그네슘 조명으로 찍어낸 흐릿한 한 장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3년 뒤인 1926년, 미국 플로리다 키스에서 최초의 컬러 수중 사진이 탄생했고, 이후 한스 하스의 수중 다큐멘터리·니코노스 카메라 시대를 거쳐 디지털 혁명이 평범한 다이버의 손에도 카메라를 쥐여 주었습니다. 130년의 역사는 “바다를 보여주려는 집착”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수면 아래 세계는 오랫동안 소수의 증언으로만 전달됐습니다. 그림으로, 잠수복을 입은 탐험가의 말로, 죽어서 올라온 생물의 표본으로. 카메라가 바닷속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누군가 “저 아래는 이렇게 생겼다”고 말해도 대다수는 상상으로 채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중 사진의 역사는 단순한 기술 발전의 연대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가 바다와 맺는 방식을 바꾼 이야기이며, 스쿠버다이빙이 스포츠를 넘어 탐험이자 기록의 행위가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초의 수중 사진 — 루이 부탕, 1893년

초기 수중 카메라 하우징을 들고 잠수하는 다이버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루이 부탕은 1893년 직접 제작한 방수 하우징과 마그네슘 조명으로 최초의 수중 사진을 찍었다

프랑스 생물학자 루이 부탕(Louis Boutan, 1859~1934)은 지중해 연안 아라고 해양생물학 연구소에서 연구하던 중, 수중 생물을 직접 그 서식지에서 촬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문제는 당시 카메라와 유리판 건식 필름이 물속에서 작동하는 방법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부탕은 공학자인 형 오귀스트(Auguste Boutan)와 함께 방수 하우징을 직접 설계했고, 1893년 프랑스 남부 방율쉬르메르(Banyuls-sur-Mer) 해안에서 최초의 수중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초기 장비는 조악했습니다. 당시 조명은 산소 배럴과 마그네슘 분말을 섞어 만든 수중 플래시였고, 빛이 충분하지 않으면 노출 시간이 무려 30분에 달했습니다. 흔들리는 바닷속에서 피사체가 30분을 기다려 줄 리 없었으니, 초기 사진 대부분은 흐리거나 실패였습니다. 그러나 부탕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탄소 아크 전기 램프로 조명을 개선했고, 1898~1899년에는 기술자 조제프 다비드(Joseph David)와 함께 수중 인물 촬영에도 성공했습니다. 같은 해 부탕은 세계 최초의 수중 사진 전문 서적 La Photographie sous-marine et les progrès de la photographie를 출간해 기법을 공개했습니다.

부탕의 사진은 예술적으로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과학 자료로서의 가치가 더 컸고, 그마저도 기술적 한계 때문에 흐릿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열어젖힌 문은 닫히지 않았습니다.

최초의 컬러 — 롱리와 내셔널 지오그래픽, 1926년

플로리다 산호초의 화려한 색상을 가진 열대어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1926년 플로리다 키스에서 촬영된 호그피시는 세계 최초의 컬러 수중 사진의 주인공이다

루이 부탕이 흑백의 가능성을 증명한 지 30여 년이 지난 1926년 여름, 미국 어류학자 윌리엄 롱리(William Longley)와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 연구소 초대 소장 찰스 마틴(Charles Martin)이 플로리다 키스(Florida Keys)의 바다로 들어갔습니다. 목표는 최초의 컬러 수중 사진이었습니다.

기술적 난관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당시 오토크롬(Autochrome) 컬러 필름은 빛이 충분해야만 제대로 작동했고, 수심 몇 미터만 내려가도 자연광은 급격히 약해졌습니다. 마틴은 수면 뗏목에 약 2,400개 전구에 해당하는 광량의 마그네슘 폭발 분말 조명을 설치했습니다. 롱리가 수심 약 4.5m(15피트)에서 피사체를 잡는 순간, 뗏목 위에서 마그네슘 폭발이 터지는 방식이었습니다. 폭발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조기 점화로 화상을 입었고, 실제로 롱리 자신이 작업 중 화상을 입어 엿새를 치료받기도 했습니다.

결과물은 기네스 세계 기록이 인정한 세계 최초의 컬러 수중 사진이었습니다. 피사체는 플로리다 키스에 흔한 호그피시(Hogfish)였으며, 이 사진은 1927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게재되었습니다. 붉은색과 금빛 무늬가 선명한 물고기 한 마리가 최초로 색깔 있는 수중 세계를 세상에 보여준 것입니다.

탐험가의 시대 — 한스 하스와 수중 다큐멘터리

수중 촬영 장비를 든 한스 하스 — via Wikimedia Commons
한스 하스는 1940년대부터 수중 카메라 하우징을 직접 제작해 수중 다큐멘터리의 문을 열었다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1940년대에 접어들면서 수중 사진은 과학 자료를 넘어 대중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오스트리아의 한스 하스(Hans Hass, 1919~2013)가 있었습니다.

빈 출신의 동물학자이자 탐험가였던 하스는 1930년대 말부터 직접 수중 카메라 하우징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1938년에는 ROBOT 카메라용 수중 하우징을 자체 개발했고, 1940년에는 첫 수중 컬러 촬영에도 성공했습니다. 그의 획기적인 도약은 1950년에 찾아왔습니다. 그는 라이카 카메라용 전자 플래시 내장 하우징을 개발해 수중 조명의 방식을 바꾸었고, 1954년에는 롤라이플렉스용 하우징 ‘롤라이마린(Rolleimarin)’을 내놓아 업계 표준에 가까운 장비를 만들었습니다.

장비보다 더 큰 유산은 그의 영상과 글이었습니다. 하스의 수중 다큐멘터리 Under the Red Sea(1951)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1등상을 수상했고, 유럽 전역에서 대중에게 바닷속 세계를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그는 총 32권의 책을 썼으며, 인간과 상어·가오리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한 Men Among Sharks(1949) 등은 해양 탐험 서적의 고전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자크 쿠스토와 함께 20세기 수중 탐험의 양대 거장으로 꼽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수치로 보는 수중 사진의 역사

항목수치·내용출처
최초 수중 사진1893년, 프랑스 방율쉬르메르 — 루이 부탕 촬영 시작Wikipedia / PetaPixel
초기 노출 시간최대 30분 (마그네슘 조명 개선 전)Wikipedia Louis Boutan
최초 컬러 수중 사진1926년, 플로리다 키스 — 윌리엄 롱리·찰스 마틴. 1927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게재기네스 세계 기록 / PetaPixel
조명 광량 (1926년)마그네슘 분말 — 전구 약 2,400개 상당PetaPixel / National Geographic archive
니코노스 I 출시1963년 3월 — 수심 50m 내수, 닛코르 렌즈 장착. 전신은 1960년 칼립소(Calypso) 카메라Wikipedia Nikonos / Nikon 공식 아카이브
니코노스 V 단종2001년 10월 — 시리즈 완전 종료, 이후 일반 카메라+하우징 방식으로 업계 전환Wikipedia Nikonos

니코노스와 데이비드 두비에 — 수중 사진의 황금기

수중 카메라 하우징을 들고 산호초를 촬영하는 전문 사진가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니코노스 카메라는 1963년부터 2001년까지 수중 사진가들의 표준 장비였다

니코노스 — 수중 카메라의 표준

1960년, 쿠스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벨기에 엔지니어 장 드 보터(Jean de Wouters)가 설계한 칼립소(Calypso) 카메라가 출시됩니다. 수중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초의 상용 수중 카메라였습니다. 1962년 니콘(Nikon)이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1963년 3월 니코노스 I(Nikonos I)로 새롭게 출시되었습니다. 수심 50m까지 견디는 방수 설계와 교환 가능한 닛코르 렌즈를 갖춘 이 카메라는 이후 수십 년간 전문 수중 사진가들의 필수 도구가 되었습니다.

니코노스는 II(1968), III(1975), IV-A(1980)를 거쳐 1984년에 나온 니코노스 V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자동 노출과 TTL 플래시 제어를 갖춘 V는 수중 사진 업계의 실질적 표준이 되었고, 1990년대까지 전문가와 아마추어 모두에게 사랑받았습니다. 1992년에는 자동 초점을 갖춘 니코노스 RS가 출시되었으나 단종(1996년)이 빨랐고, 2001년 니코노스 V도 단종되면서 50년 가까운 필름 수중 카메라 시대가 막을 내렸습니다.

데이비드 두비에 — 빛을 다루는 방법

니코노스가 하드웨어를 정의했다면, 데이비드 두비에(David Doubilet, 1946~)는 수중 사진의 미학과 서사를 정의한 인물입니다. 뉴욕 태생인 그는 12세 때 마취과용 고무 백에 브라우니 호크아이 카메라를 넣어 첫 수중 사진을 찍었고, 이 집착은 평생의 커리어가 되었습니다.

1972년 홍해를 촬영한 작품으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처음 등장한 두비에는 1976년 전속 사진가로 계약 후 40년 이상 70편 이상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그의 대표 기법은 스플릿-필드(Split-field, 또는 Over-under)였습니다. 수면을 경계로 윗부분과 아랫부분 모두를 선명하게 담는 이 기법은 두비에 이전에는 거의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물고기 한 마리를 수면 바로 아래에서 포착하면서 동시에 하늘과 수평선을 한 프레임에 담는 사진들은 수중 세계가 표면 위의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처음으로 전달했습니다. 2001년 레나르트 닐슨 상, 영국 왕립 사진학회 명예 펠로십(2000), 국제 스쿠버다이빙 명예의 전당(2002) 등 그가 받은 수상 목록은 곧 수중 사진이 예술 장르로 인정받는 과정의 연대기이기도 합니다.

디지털 혁명 — 모두의 카메라

소형 액션 카메라로 수중 촬영하는 현대 다이버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GoPro와 스마트폰 방수 케이스는 수백만 다이버의 손에 수중 카메라를 쥐여 주었다

2001년 니코노스 시리즈가 단종된 것은 종말이 아니라 전환이었습니다. 이미 1990년대 말부터 Ikelite, Sea & Sea, Subal, Nauticam 등이 일반 DSLR 카메라를 위한 수중 하우징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디지털 센서의 빠른 발전이 이를 가속했습니다.

디지털이 바꾼 것은 단순히 필름을 메모리 카드로 대체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즉각적인 피드백이었습니다. 필름 시대에는 현상하기 전에는 사진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수십 미터 아래에서 어떤 그림이 담겼는지 알 수 없는 채로 올라와야 했습니다. 디지털은 그 벽을 허물었습니다. 촬영 직후 액정 화면에서 확인하고, 노출과 구도를 즉시 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수중 사진의 학습 속도를 극적으로 높였습니다.

두 번째 변화는 대중화였습니다. GoPro 같은 소형 액션 캠과 스마트폰 방수 케이스는 전문 장비 없이도 수중 영상을 남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1893년 부탕이 장시간 준비해 찍어낸 흐릿한 사진 한 장이 있던 자리에, 이제는 수백만 명의 스쿠버 다이버가 매년 수억 장의 수중 사진을 찍습니다. 그 모든 이미지가 바다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 보존과 인식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오올블루의 시선 — 카메라는 두 번째 눈이다

오올블루는 다이빙을 기록과 탐험의 여정으로 봅니다. 부탕이 30분 노출로 흐릿한 사진을 건져냈을 때, 롱리가 마그네슘 폭발 위험을 감수하며 컬러 물고기를 프레임에 담았을 때, 두비에가 수면 경계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시각을 개척했을 때 — 이들 모두 “내가 본 것을 너도 보게 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욕구는 지금 다이빙을 배우는 사람들에게도 살아 있습니다. 수중 카메라를 처음 들고 내려가는 순간, 우리는 130년의 역사와 연결됩니다. 물론 좋은 사진을 위해 산호를 건드리거나 생물의 서식지를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이 오늘날 수중 사진의 윤리이기도 합니다. 카메라는 바다를 더 사랑하기 위한 도구이지, 그 반대가 되어선 안 됩니다. 당신이 찍은 한 장의 사진이 누군가에게 바다를 처음 느끼게 하는 창문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세계 최초의 수중 사진은 언제, 누가 찍었나요?

프랑스 생물학자 루이 부탕이 1893년 지중해 연안 방율쉬르메르에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초기 사진은 기술적 한계로 흐릿했고, 1898~1899년에야 수중 인물 촬영까지 성공했습니다. 같은 시기 수중 사진 기법을 정리한 세계 최초의 전문 서적도 출간했습니다.

최초의 컬러 수중 사진은 어디서 찍혔나요?

1926년 미국 플로리다 키스 해역에서 어류학자 윌리엄 롱리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찰스 마틴이 협력해 촬영했습니다. 피사체는 호그피시였으며, 1927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게재되었습니다. 기네스 세계 기록이 공식 인정한 최초의 컬러 수중 사진입니다.

니코노스 카메라는 왜 중요한가요?

1963년 출시된 니코노스 I(원형 칼립소, 1960)는 수중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초의 상용 수중 카메라입니다. 이후 V(1984)까지 수십 년간 수중 사진의 사실상 표준 장비였으며, 수중 사진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2001년 단종 이후 디지털 시대에는 하우징 + 일반 카메라 방식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수중 사진을 시작하려면 어떤 장비가 필요한가요?

입문 단계에서는 소형 액션 카메라(예: GoPro)나 방수 케이스가 장착된 스마트폰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하려면 미러리스 또는 DSLR 카메라 + 수중 하우징 + 수중 스트로브(플래시) 조합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수중 사진은 장비보다 부력 조절과 핀킥 제어 등 다이빙 스킬이 우선입니다. 좋은 수중 사진가는 먼저 좋은 다이버입니다.

바다를 기록하는 여정

오올블루는 다이빙을 탐험이자 기억의 방식으로 봅니다. 당신의 다음 수중 이야기를 함께 시작하세요.

참고 자료

※ 본 글은 정보·교양 목적의 콘텐츠입니다. 수중 사진 활동은 반드시 해당 지역의 다이빙 규정을 준수하고, 산호·해양생물 접촉 및 서식지 훼손을 삼가야 합니다. 수중 문화유산(난파선·유물 등)의 훼손·반출은 금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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