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하스 — 수중 촬영·다이빙의 또 다른 아버지

2026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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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수중 카메라를 든 다이버가 산호초 위를 유영하는 모습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카메라를 든 다이버가 산호초 위를 탐험하는 모습 · 대표 이미지 · Photo via Pexels

결론부터. 자크 쿠스토가 ‘잠수의 아버지’로 불린다면, 오스트리아의 한스 하스(Hans Hass, 1919~2013)는 그와 나란히 달린 또 다른 선구자였습니다. 쿠스토가 수중호흡기(아쿠아렁)의 발명자였다면, 하스는 수중 카메라 제작과 클로즈드서킷 리브리더 활용, 상어와 직접 마주하는 다이빙의 개척자였습니다. 1951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그의 영화 Under the Red Sea는 쿠스토의 침묵의 세계보다 5년 앞선 수중 장편 걸작입니다. 이 글은 드넓은 바다보다 더 넓은 호기심으로 살았던 한 인물의 생애를 따라갑니다.

오스트리아는 내륙 국가입니다. 알프스에 둘러싸인 빈 출신의 소년이 세계 최초의 수중 탐험가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을까요. 1937년 여름, 18세의 한스 하스는 프랑스 남부 해안에서 처음으로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한 번의 잠수가 그의 인생 전체를 바꾸었습니다. 이후 그는 박사 학위를 받은 동물학자이자, 리브리더 다이버이자, 수중 카메라맨이자, 상어와 함께 헤엄친 탐험가가 되었고, 마침내 바다를 떠난 뒤에는 인간 행동의 법칙을 탐구하는 사상가로 변모했습니다. 94년의 생이 담기에는 지면이 부족할 만큼 밀도 높은 삶이었습니다.

바다와의 첫 만남 — 내륙 소년이 수중 세계에 눈뜨다

18세에 처음 바다에 뛰어든 한스 하스는 이후 직접 수중 카메라를 제작해 역사 최초의 수중 영상들을 남겼다 · Wikimedia Commons · Dapaan (CC BY-SA 3.0)

한스 하스는 1919년 1월 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습니다. 변호사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에게 바다는 낯선 세계였지만, 1937년 남프랑스에서의 첫 수영이 그 모든 것을 뒤집었습니다. 이듬해인 1938년, 그는 스스로 수중 카메라를 제작해 물속을 기록하기 시작합니다. 장비 제조사에 맡긴 것이 아니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카메라였습니다. 이 순간이 수중 사진·영상의 역사가 시작된 첫 페이지입니다.

1940년, 그는 16분짜리 단편 수중 영화 Stalking Under Water(수중 사냥)를 완성했습니다. 이어 1943년 베를린대학교에서 동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1947년에는 85분 분량의 장편 Men Among Sharks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상어와 가오리, 산호초를 스크린으로 가져온 최초의 영상들이었습니다. 그가 렌즈에 담은 바다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생명과 아름다움이 넘치는 세계였습니다.

리브리더와 쿠스토 — 같은 시대, 다른 방식

거품 없이 수중을 유영하는 리브리더 다이버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리브리더는 배기 거품을 최소화해 해양 생물을 놀라게 하지 않아 수중 촬영에 이상적이었다

1943년 쿠스토와 가냥이 오픈서킷 수중호흡기(아쿠아렁)를 발명하던 바로 그 시기, 하스는 다른 기술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독일 다이빙 장비사 드래거(Dräger)에 특수 제작을 의뢰해 클로즈드서킷 산소 리브리더를 사용했습니다. 당시 리브리더는 군용 잠수부들이 쓰는 장비였는데, 하스는 이를 과학 탐사와 영상 촬영에 도입했습니다. 그가 배기 거품을 최소화하는 리브리더를 택한 이유는 실용적이었습니다. 오픈서킷처럼 쉴 새 없이 거품이 올라오면 물고기가 달아나 촬영이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스와 연구팀은 1942년부터 1953년까지 산소 리브리더로 2,000회 이상의 잠수를 기록했습니다. 오픈서킷이 대중화되기 전, 수중 다큐멘터리의 역사는 리브리더 위에서 쓰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쿠스토와 하스는 기술의 방향은 달랐지만, 바다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목적만큼은 완전히 같았습니다.

홍해, 로티, 그리고 베니스의 영광

홍해의 산호초와 알록달록한 열대어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한스와 로티 하스 부부는 홍해에서 함께 잠수하며 영화를 완성해 베니스 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1950년 홍해 원정 — 사랑과 모험이 함께

1949년 홍해 원정에서 한스 하스는 운명적인 동반자를 만납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로티 바이얼(Lotte Baierl, 1928~2015)이 사무원으로 합류했고, 그녀는 현지에서 드래거 리브리더 조작법을 직접 배워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1950년 두 번째 홍해 원정에서 그들은 파트너로, 그리고 연인으로 함께 잠수했습니다. 로티는 홍해에서 자립형 잠수장비로 다이빙한 최초의 여성이었고, 최초의 수중 모델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1950년 11월 카이로에서 청혼과 약혼을 맺고, 같은 해 11월 29일 스위스 취리히 호반의 퀴스나흐트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함께 만든 영화 Abenteuer im Roten Meer(Under the Red Sea)는 1951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쿠스토의 침묵의 세계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이 1956년이었으니, 하스의 베니스 수상은 5년 앞선 성취였습니다.

자리파 호 — 부부가 함께 누빈 세계

영화 상금과 수익으로 하스는 국제해양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rine Research)를 설립하고, 3마스트 스쿠너 범선을 구입해 연구선으로 개조했습니다. 배의 이름은 아랍어로 ‘매혹적인 여인’을 뜻하는 자리파(Xarifa). 1952년부터 1960년까지 자리파는 카리브해·인도양·태평양·오스트레일리아 해역을 누볐습니다. 한스와 로티는 언제나 함께 잠수했고, 로티는 상어와 쥐가오리 앞에서 두려움 없이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자리파의 항해는 훗날 산호초 과학의 이정표로 평가받습니다.

두 사람은 영국 BBC와도 협력해 Diving to Adventure와 The Undersea World of Adventure 두 편의 TV 시리즈를 제작했습니다. 로티는 훗날 단독 책과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경험을 회고했으며, 2015년 87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치로 보는 한스 하스의 발자취

항목수치·내용출처
생몰 연도1919년 1월 23일 빈 출생 · 2013년 6월 16일 별세 (향년 94세)Wikipedia / Boston Globe 부고
리브리더 잠수 기록1942~1953년 산소 리브리더 2,000회 이상 잠수Scuba Diving Magazine
베니스 수상1951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장편 다큐 최우수상 (쿠스토 황금종려 5년 先)ISDHF / Under the Red Sea Wikipedia
상업 영화 편수1948~1960년 장·단편 105편 제작Scuba Diving Magazine
저서생애 32권 출판 (동물학·잠수·행동과학·에너존 이론)DIVER magazine 부고
자리파 원정 기간1952~1960년 카리브해·인도양·태평양·오스트레일리아 탐사Scuba Diving Magazine / Wikipedia

상어를 가장 먼저 존중한 다이버

수중에서 상어와 마주한 다이버의 모습 — Photo via Pexels (pexels.com), Free to use
하스는 케이지도 없던 시대에 상어를 공포의 대상이 아닌 바다의 아름다운 생명체로 직접 마주했다

한스 하스는 상어를 ‘무작정 피해야 할 공포의 존재’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상어를 “가장 아름답고 가장 오해받는 바다 생물”이라 불렀으며, 상어와 함께 물속에 있는 모습을 직접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당시는 수중 케이지도 없었고, 전문 상어 관련 프로토콜도 없었습니다. 그가 개척한 상어와의 관계 맺기는 이후 다이빙 문화에서 상어를 재평가하는 긴 여정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1961년, 하스는 돌연 잠수를 그만뒀습니다. 그의 나이 42세였습니다. 더 깊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대신, 그는 인간 행동의 생물학적 뿌리를 탐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물고기를 관찰하던 시선으로 이제 인간을 관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1970년, 그는 ‘에너존 이론(Energon Theory)’을 발표했습니다. 생명체의 모든 행동은 ‘양의 에너지 균형을 추구하는’ 공통된 원리에서 비롯된다는 이론으로, 인간·동물·식물을 아우르는 통합 생물행동학이었습니다. 이 이론은 학계 주류에서는 논쟁적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그가 바다 안팎에서 일관되게 추구했던 ‘생명의 원리를 찾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잘 보여줍니다.

오올블루의 시선 — 먼저 들어간 자의 책임

오올블루는 다이빙을 기록과 탐험의 여정으로 봅니다. 한스 하스는 그 여정의 가장 이른 챕터를 쓴 사람입니다. 그가 수중 카메라를 처음 들었을 때, 세상에는 산호초가 어떻게 생겼는지, 상어가 어떻게 헤엄치는지 본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는 렌즈를 통해 육지 위 사람들에게 바다의 존재를 처음으로 가시화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를 기억하면서 우리가 받아야 할 질문은 하나입니다. 오늘 우리는 바다에서 무엇을 기록하고 있는가. 한스 하스는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 남기지 않고,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다와 관계를 맺었습니다. 그 정신은 지금의 다이버에게도 유효합니다. 물속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 한 번의 관찰, 한 편의 기록이 다음 세대가 바다를 이해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하스가 그랬던 것처럼.

자주 묻는 질문

한스 하스와 자크 쿠스토는 어떻게 다른가요?

쿠스토는 1943년 아쿠아렁(오픈서킷 수중호흡기)을 공동 발명해 스쿠버 다이빙의 대중화를 이끈 인물입니다. 반면 하스는 오픈서킷보다 앞서 클로즈드서킷 리브리더를 활용했고, 독자적으로 수중 카메라를 제작해 영상을 남겼습니다. 수중 장편 영화도 하스가 5년 먼저 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라이벌이기보다는 같은 시대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바다를 개척한 동시대의 선구자들입니다.

로티 하스는 어떤 인물인가요?

로티 바이얼(Lotte Baierl, 1928~2015)은 한스 하스의 아내이자 탐험 파트너입니다. 홍해에서 자립형 잠수장비로 처음 잠수한 여성으로 기록되며, 최초의 수중 모델로도 꼽힙니다. 상어와 쥐가오리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촬영에 임한 그녀는 수중 탐험의 역사에서 독립적인 위치를 갖습니다. 오올블루의 「수중 유산 — 여성 선구자들」 편에서도 별도로 다룰 인물입니다.

리브리더 다이빙은 일반 스쿠버와 어떻게 다른가요?

일반 스쿠버(오픈서킷)는 숨을 내쉬면 거품이 수면으로 올라갑니다. 리브리더는 내쉰 호흡 기체를 재순환시켜 이산화탄소만 제거한 뒤 다시 마십니다. 거품이 거의 없어 해양 생물을 놀라게 하지 않고, 가스를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스가 이 장비를 선호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다만 리브리더는 일반 스쿠버보다 훈련과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에너존 이론이란 무엇인가요?

하스가 1970년 발표한 에너존(Energon) 이론은 인간·동물·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행동이 ‘양의 에너지 균형 추구’라는 공통 원리에서 비롯된다는 가설입니다. 그는 물고기를 관찰했던 방식 그대로 인간 행동을 분석했으며, 이를 생물행동학과 진화론에 적용하려 했습니다. 학계에서 논쟁적으로 받아들여졌으나, 만년까지 하스가 가장 힘을 쏟은 지적 작업이었습니다.

바다의 역사를 기록하는 여정

오올블루는 다이빙을 탐험이자 기억의 방식으로 봅니다. 당신의 다음 수중 이야기를 함께 시작하세요.

참고 자료

※ 본 글은 정보·교양 목적의 콘텐츠이며, 실제 다이빙은 반드시 해당 지역의 규정과 자격 요건을 따르고 전문 강사·현지 운영자의 안내 아래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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