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결론부터. 전 세계 바다의 약 10%가 현재 해양보호구역(MPA)으로 지정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어획을 전면 금지한 ‘완전 보호’ 구역은 전체 해양의 3% 남짓에 불과합니다. 잘 설계·집행된 MPA는 어획량을 수백 퍼센트 회복시키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상당수는 이름만 보호구역인 ‘페이퍼파크’로 실효가 없습니다.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해양의 30%를 보호하는 30×30 목표를 채택했으나, 현재 속도라면 달성은 2107년에나 가능합니다.
다이빙 포인트를 찾다 보면 “이 해역은 보호구역입니다”라는 안내를 자주 마주칩니다. 일부 구역에선 물고기가 손에 닿을 듯 몰려들고, 산호는 살아 꿈틀거립니다. 반면 보호구역이라고 표시된 바다를 들어갔더니 텅 빈 모래밭인 경우도 있습니다. 해양보호구역은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요?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 걸까요? 이 글은 현황 수치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다이버로서 꼭 알아야 할 MPA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해양보호구역이란 무엇인가
해양보호구역(Marine Protected Area, MPA)은 해양 생태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인간 활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법적으로 지정된 수역입니다. 그 스펙트럼은 넓습니다. 어획, 채취, 개발을 완전히 금지하는 완전 보호(no-take) 구역부터, 일부 조업은 허용하되 개발만 제한하는 다목적 관리 구역까지 다양합니다. 흔히 “MPA = 어획 금지”로 알려지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스펙트럼이 존재합니다.
국제적으로 MPA를 가장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기관은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입니다. IUCN은 보호 강도에 따라 카테고리 Ia(엄정 자연보호구역)부터 VI(지속가능 이용 보호구역)까지 6등급으로 나눕니다. 카테고리가 낮을수록 인간 이용이 더 많이 허용됩니다. MPA의 실효성 논쟁이 복잡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다양성 때문입니다.
지금 얼마나 보호하고 있나 — 현황 수치
2026년 4월, IUCN과 UNEP-WCMC는 전 세계 바다의 10.01%가 공식 지정 보호구역 또는 보전 구역에 포함됐다는 이정표를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MPA 수는 현재 1만 6,608개에 이르며, 면적으로는 약 3,50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합니다. 숫자만 보면 선진적으로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전체 MPA 중 완전 보호(highly or fully protected)로 분류되는 구역은 고작 3.2%입니다. 관리 효과성이 실제로 평가·보고된 구역은 전체 해양의 1.3%에 불과합니다. 즉 나머지 대부분은 지도 위에 선만 그어진 채,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니터링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바로 ‘페이퍼파크(paper park)’ 문제의 핵심입니다.
잘 작동하는 MPA는 실제로 효과가 있나

집행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완전 보호 구역에서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명확합니다. ICES(국제해양탐구위원회) 저널에 발표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완전 보호 해양보전구역 내 어류 전체 생물량은 인접한 미보호 구역보다 평균 670% 더 높았습니다. 부분 보호 MPA보다도 343% 높은 수치입니다.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의 카보풀모 국립공원(Cabo Pulmo National Park) 사례는 가장 극적인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1995년 완전 보호구역 지정 후 14년이 지난 2009년, PLOS ONE에 발표된 연구는 어류 전체 생물량이 463% 증가했고, 최상위 포식자 생물량은 11배까지 늘었다는 결과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일 해양보전구역에서 측정된 생물량 절대 증가치로는 전 세계 최대 기록입니다.
또 다른 핵심 효과는 ‘스필오버(spillover)’입니다. 보호구역 안에서 개체수가 회복된 어류가 경계 밖으로 이동해 주변 어장을 풍요롭게 만드는 현상입니다. 캘리포니아 남부 가시발새우 어장 연구에서는 MPA 지정으로 어업 가능 구역이 35%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6년 후 총 어획량이 225% 증가했습니다. 보호구역이 어업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속 가능하게 한다는 역설입니다. 2025년 Science지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는 대형 MPA 경계 인근에서 참치 연승 어획율(CPUE)이 원거리 대비 13.8%p 더 높다는 스필오버 편익을 확인했습니다.
페이퍼파크 — 이름뿐인 보호

그렇다면 왜 전 세계 MPA의 대부분이 효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을까요? 이유는 구조적입니다. 우선 집행 인력과 예산의 부족입니다. 넓은 해역을 순찰하려면 선박, 감시 장비, 훈련된 관리원이 필요하지만, 많은 개발도상국의 MPA는 지정 이후 사실상 방치됩니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NGO 오세아나(Oceana)의 2020년 보고서는 유럽 나투라 2000(Natura 2000) MPA 3,449곳 중 70%가 최소 한 가지 심각한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설계의 불완전성입니다. 생태계 연결성, 어류의 이동 경로, 계절 변화를 무시하고 경계를 설정하면 효과가 반감됩니다. 또한 MPA 지정 과정에서 지역 어민 공동체를 소외시키면 집행 협조를 받지 못해 불법 어획이 만연하게 됩니다. 세 번째는 약한 보호 수준입니다. ‘보호구역’이라고 이름은 붙었지만 저인망 어업이 허용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구역들은 통계에 MPA 면적으로 집계되지만, 생태계 회복에는 거의 기여하지 않습니다.
30×30 — 가능한 목표인가
2022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CBD(생물다양성협약) COP15에서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지와 해양의 30%를 보호하는 이른바 ’30×30 목표’를 채택했습니다. 현재 해양 보호 비율이 10%임을 감안하면, 8년 안에 세 배로 늘려야 하는 셈입니다. IUCN과 UNEP의 추산에 따르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프랑스 면적의 MPA를 매년 23.5개씩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속도로는 2107년에나 30%에 도달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특히 어려운 숙제는 공해(high seas)입니다. 전체 해양의 약 64%를 차지하는 공해는 단일 국가의 관할권 밖이라 그동안 보호 공백 상태였습니다. 2023년 채택된 해양조약(BBNJ Treaty, 일명 공해조약)은 공해에서 MPA를 설정하는 최초의 법적 틀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2024년 9월 기준 비준 국가는 13개국에 불과해, 실질 발효와 이행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 항목 | 수치·내용 | 출처 |
|---|---|---|
| 전 세계 MPA 해양 커버리지 (2026년 4월) | 10.01% (약 3,500만 km²) | IUCN / UNEP-WCMC, 2026 |
| 완전(high/fully) 보호 구역 비율 | 전체 해양의 3.2% | Protected Planet Report 2024 |
| 관리 효과성 평가·보고 구역 | 전체 해양의 1.3% | IUCN / UNEP-WCMC, 2024 |
| 완전 보호 구역 내 어류 생물량 증가 | 인접 비보호 구역 대비 평균 670% | ICES Journal of Marine Science, 2017 |
| 카보풀모 국립공원 생물량 회복 | 14년간 463% 증가 (포식자 11배) | PLOS ONE, 2011 |
| MPA 경계 인근 참치 CPUE 증가 | 원거리 대비 13.8%p 높음 | Science, 2025 |
| 30×30 달성 위해 필요한 연간 신규 MPA | 프랑스 크기 × 23.5개/년 | High Seas Alliance / IUCN, 2024 |
| 현재 속도 기준 30% 달성 예상 | 2107년 | High Seas Alliance 분석 |
오올블루의 시선 — 다이버는 MPA의 증인이다
오올블루는 바다를 즐기는 것과 바다를 지키는 것이 둘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이버는 누구보다 MPA의 효과를 직접 목격하는 사람들입니다. 보호구역 안에서 물고기 떼가 두꺼워지고, 산호가 더 화려해지는 것을 몸으로 경험합니다. 동시에 이름만 보호구역인 텅 빈 바다도 알고 있습니다. 그 차이는 제도가 아니라 집행과 의지의 문제입니다. 다이버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합니다. MPA 내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현지 관리 기관의 모니터링에 협력하며, 페이퍼파크를 양산하는 정치적 결정에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바다는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공간과 시간을 주기만 한다면.
자주 묻는 질문
MPA 안에서는 다이빙도 금지인가요?
대부분의 MPA는 비파괴적 활동인 스쿠버다이빙을 허용합니다. 다만 완전 보호 구역(카테고리 Ia) 중 일부는 조사 목적 외 입수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입수 전 해당 구역의 규정을 확인하고, 현지 가이드나 관리 기관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드리프트·감압·야간 다이빙 규정이 구역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페이퍼파크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나요?
과학자들은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첫째, 충분한 예산과 인력으로 집행을 강화하는 것. 둘째, 지역 어민 공동체를 관리 과정에 참여시키는 공동 관리(co-management) 체계. 셋째, 위성·드론·AI 기반 모니터링으로 광범위한 해역을 효율적으로 감시하는 것입니다. MPA 면적보다 관리 품질이 효과를 결정한다는 것이 현재 과학계의 일치된 견해입니다.
한국에도 해양보호구역이 있나요?
있습니다. 해양수산부가 지정하는 해양보호구역(MPZ)과 환경부 소관의 해상국립공원이 있으며, 독도·가거도·신안 다도해 등 여러 해역이 포함돼 있습니다. 다만 한국 역시 지정 면적 대비 관리 인력과 집행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으며, 불법 조업 문제가 꾸준히 제기됩니다.
MPA가 기후변화로 인한 산호 백화에도 도움이 되나요?
직접적으로 수온 상승을 막지는 못하지만, 건강한 생태계는 스트레스에 더 강한 회복력을 갖습니다. 2024년 연구(biorxiv)는 MPA 내 켈프 군집이 해양 열파에서 더 빠르게 회복됨을 보여줬습니다. 낚시, 오염, 물리적 훼손 등 복합 스트레스가 제거된 산호초는 기후 충격 이후 재생 속도가 빠릅니다. 30×30 목표가 생물다양성뿐 아니라 기후 적응 전략으로도 강조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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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IUCN / UNEP-WCMC (2026). World reaches milestone for nature: 10% of ocean now officially protected. iucn.org
- IUCN / UNEP-WCMC (2024). Protected Planet Report 2024 — World must act faster to protect 30% of the planet. iucn.org
- Cabral R.B. et al. (2025). Evidence of spillover benefits from large-scale marine protected areas to purse seine fisheries. Science. science.org
- Caselle J.E. et al. (2021). Evidence that spillover from Marine Protected Areas benefits the spiny lobster fishery in southern California. Scientific Reports. nature.com
- Aburto-Oropeza O. et al. (2011). Large Recovery of Fish Biomass in a No-Take Marine Reserve. PLOS ONE. journals.plos.org
- Doyen E. et al. (2017). No-take marine reserves are the most effective protected areas in the ocean. ICES Journal of Marine Science. academic.oup.com
- High Seas Alliance / For the Ocean (2024). The High Seas Treaty and the success of 30×30 in the ocean. for-the-ocean.org
※ 본 글은 정보·교양 목적의 콘텐츠이며, 인용된 수치와 연구 결과는 발행 시점 기준입니다. 해양보호구역 관련 정책과 과학적 합의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므로, 최신 현황은 IUCN·UNEP-WCMC·Protected Planet 등 공식 기관 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